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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텍트 저널 그리고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란…

올 해는 글을 좀 열심히 써보겠다고 큰 소리친 바 오랩니다. 그런데 그 변명 거리를 마련하는데 또 두어달을 훌쩍 건너 뛰어 쉬었습니다. 그 사이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차곡 차곡 준비해 온 “아키텍처 저널 위키, https://www.architecturejournal.org/wiki“의 4/5월 읽을 거리를 미리 알립니다. 이런 애씀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런지는 모를 일입니다.

어쨌거나 좀 더 널리 읽히라고, 위키에 뭉쳐 올린 글은, 여기 블로그에도 알맞은 크기로 나누어 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읽을 거리와 생각할 거리와 공부할 거리는 차족 차곡 풍성해지겠지요. 올 가을 츰에는 알찬 수확을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image 그나저나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에 ‘아키텍트’란 사람들이 정말 있기는 한 것일까요? 국내 이 분야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열악하다, 척박하다” 소리를 너무 연거푸 들어서 그런지 정말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 지 확신을 가지기가 어렵습니다. 아키텍처 위키를 준비하면서도 <누가 읽으라고?>란 질문에 끝없이 자문 자답하여 고민을 거듭 하던 것이지요.

누구도 답을 내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명함에 아키텍트라고 찍힌 직함을 많이 본다고 하여 모두 아키텍트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남 탓 할 것도 없이, 그냥 ‘구성도’라고 하면 될 수준 정도의 그림 제목에 ‘아키텍처’란 이름을 달면서 겉멋을 부리고 있는 저 자신의 모습부터가 마음에 거슬리니까요.

그래서 4, 5월의 작은 개편에 맞추어 “아키텍처”란 무엇인가 “왜 아키텍처 저널”을 만들려고 했는가에 대한 아주 짧지만 마음 속에 담긴 글을 적어서 https://www.architecturejournal.org/wiki/Korea_Architecture_Journal:About 여기에 올려 보았습니다. 짧기도 하고 거칠기도 한 글이지만 조심스레 여기도 인용해 봅니다.

소프트웨어 (또는 IT) 아키텍트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대목장(大木匠)입니다.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는, 큰 집을 짓는 대목장처럼, 스스로 지어야 할 집의 쓰임새를 또렷이 알고, 집이 들어설 곳에 어떤 힘이 미치게 될 지를 꼼꼼히 살펴서, 알맞은 집짓기 방법을 세울 줄 압니다. 집을 이루는 모든 재료의 성질을 잘 알고, 스스로 밝힌 집짓기 방법에 가장 알맞게 재료를 손보는 방법을 고를 줄 압니다. 실제로 오래 동안 손수 익히고 갈고 닦은 집짓기 경험을 간추려서, 집을 짓는 데 들어가는 기술과 돈과 사람 모두를 한 데 엮을 줄 알아야 비로소 대목장 곧 아키텍트란 말을 들을 자격이 있습니다. 거기에다 앞으로 보태질 쓰임새 까지 미리 그려보고 누구에게나 쉽게 풀어 이해시킬 줄 아는 힘을 갖추기까지 하였다면 더 말할 나위 없이 맞춤이라 하겠습니다.

따라서 아키텍트는, 집짓기를 부탁한 사람의 바람을 알고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풀어야 할 문제를 잡아내고 해석하여 이를 기술과 돈과 사람의 일로 통역하는 일을 해야하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대목장의 힘은 오래도록 꾸준히 읽기/나누기/생각하기를 되풀이 하지 아니하면 갖추기가 어렵습니다.

이 곳(한국 아키텍처 저널,"Korea Architecture Journal")은 말 그대로 우리 나라 소프트웨어 대목장들과 그런 대목장으로 커가고자 하는 바람을 가진 이들에게 "(그냥 한글이 옮겨 적은 것이 아닌)우리말로 적힌" 배울 거리와 나눌 거리를 올려 놓고 널리 함께 하고자 하는 뜻으로 만들었습니다.

2009년 말 쯤에 시작되어, 지금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는 몇 사람이 새로운 기술과 산업의 흐름을 나름대로 해석하고 스스로의 의견을 널리 퍼뜨리는 목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만 여러 분야 여러 조직의 "장이"들의 뒤섞여서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깊고 넓은 이야기 마당"으로 자라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은 일부러 아무나 계정을 만들 수 없도록 막아 놓았습니다만, 곧 진정으로 이 일을 함께 하시기 바라시는 분은 누구라도 속해 있는 회사, 연령, 직위 그 무엇도 가릴 것 없이 그러한 즐거움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길을 마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물론 “Unix 골수 쟁이 …”과 “그냥 기술 이야기…”도 차차 이어가도록 해야겠죠. :) }

2010년, 아들 둘 아빠가 되고만 4월에 …